한국의 2011년 노인빈곤율은 45.1%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평균의 3배다. 이른바 ‘황혼 격차’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국내 노인층 복지·문화의 질에도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취재팀이 수도권 8곳의 노인종합복지관을 취재한 결과, 강남·강북 간에는 주요 커리큘럼과 노인층의 관심 등에서 차이가 있었다. 아예 복지관 시설조차 없는 지방 도시도 많았다.
수요자 필요에 따라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

노인복지관은 지역별 어르신들의 특성에 맞춰 주축 사업도 달리 정한다. 지난달 25일 성남시 분당노인종합복지관에서 운동을 하는 회원들(왼쪽)과 수정노인종합복지관이 설립한 빵집에서 일하는 회원들. [성남=오종택 기자]▷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오후 2시 서울 역삼동 강남시니어플라자 강당. 조용하던 강당에 귀에 익은 팝송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노인 80여 명이 팝송 ‘Green Fields’를 한 소절씩 따라 불렀다. 이 올드팝송 수업은 월 2만원 유료 강좌다. 하지만 돈이 있어도 자리가 없어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 이날 수업 끝 무렵 시니어올드팝중창단 회장 신무웅(70)씨가 노래 전체를 외워 불러 동료 수강생들의 박수를 받았다. 3층 강의실에선 노인 20여 명이 셰익스피어 희극 ‘십이야’의 영어 영상을 열중해 보고 있었다. 인기 강좌인 ‘영상으로 보는 셰익스피어’ 수업이다. 강남시니어플라자는 강남구청이 2011년 개관한 ‘노인복지관’이다. 고급 강좌는 물론 미술 갤러리까지 갖췄다. 강남구는 60세 이상 인구 중 대졸 이상이 47.7%(2010년 기준)에 달한다.
#이튿날 오전 방문한 성남 수정구의 노인종합복지관 분위기는 딴판이었다. 복지관 건물 앞면엔 ‘노인 일자리를 모집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1층 노인취업알선센터 앞 의자엔 일자리를 구하는 노인들이 빽빽이 앉아 있었다. 여기서 제공하는 일자리는 236개로 분당의 두 배가 넘는다. 이미화 사회복지사는 “대부분 동사무소 청소나 독거노인 지원 등의 일자리로 월급은 20만~30만원 정도인데 평균 경쟁률은 2대 1”이라고 말했다. 실제 노인들이 운영하는 지역 빵집 ‘마망 베이커리’는 2005년 설립돼 20여 개의 일자리를 제공했다. 이 빵집은 2009년 2호점도 문을 열었다. 복지관 회원 중 학교를 다니지 못한 이들의 비율은 60%를 넘는다.
취재팀은 지난달 23~25일 경기도 성남 분당·수정, 서울 강남·중랑 등 수도권 8곳의 노인복지관을 방문했다. 복지관들은 여가·교육 기능뿐만 아니라 요양·상담·봉사활동연계·자살예방 등 노년에 필요한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두루 제공한다. 이 때문에 지역 노인들 중에는 ‘출근’하다시피 이곳에 들르는 경우도 많다.
강원·경북 시·군 1곳도 없는 곳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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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노인복지관들은 지역 특색에 따라 맞춤형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저학력·저소득층이 많이 거주하는 곳에선 일자리 사업과 한글 교육 등이 특성화돼 있다. 고학력·고소득층이 주로 찾는 곳은 여가 프로그램과 봉사활동 등이 중점사업이다. 이렇다 보니 강남과 강북 지역 노인층 간에 문화·복지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25일 오전 7시쯤 성남 분당노인종합복지관에는 직접 운전해온 노인들의 차량 행렬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이순이(66·여)씨는 “매일 오전 8시 출근하다시피 복지관에 와서 오후 6시 문을 닫을 때 집으로 간다. 복지관이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며 웃었다. 오전 9시 지하 1층은 탁구·당구를 즐기는 노인들로 붐볐다. 2008년 문을 연 복지관에는 매일 노인 2000명이 찾는다. 분당에 사는 60세 이상 인구 6만여 명 중 23%인 1만4000여 명이 회원이다. 전국 평균 이용률 8.8%의 3배에 가깝다. 학력도 높아 대졸 이상이 41.5%다. 자원봉사엔 400명 이상이 지원한다. 알짜 부자가 많은 서울 용산노인종합복지관은 프로 골퍼가 지도하는 골프 클럽이 운영되고 있기도 하다.
반면 중랑노인종합복지관의 상황은 달랐다. 중랑구는 대졸 이상이 9.6%인데 초졸 이하는 44.5%다. 특히 한글교실 수요가 많다. 초급반은 정원을 40명으로 늘렸는데도 올해 상반기 대기자가 15명이었다. 복지관에서 11년간 한글을 배워온 김소제(83·여)씨는 “한글을 배워 군대 간 손자에게 편지를 4번 써줬다”고 말했다. 회원 중엔 기초생활수급자도 적지 않다. 매일 200여 명의 수급자가 셔틀버스를 타고 와 무료 점심을 먹고 돌아간다. 또 은평노인종합복지관은 고입·대입 검정고시반을 운영한다.
서울시복지재단 이상철 연구위원은 “서울 강남·강북을 보더라도 이미 노인 복지 격차가 지역별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아직은 복지관이 수요에 따라 공급을 맞추는 데 급급하지만 단계별로 복지 격차를 메우는 방안을 마련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복지관들이 땅값이 싼 곳 중심으로 들어서 있는 것도 문제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실시한 ‘서울지역 노인여가복지시설 실태분석’에 따르면 종로구는 2개 복지관을 보유해 한 곳당 노인 1만5700여 명을 담당한 반면 송파구는 1개 복지관이 8만4000여 명을 담당한다. 은평·서대문·마포는 자치구의 변두리에 지어 노인들이 접근하기 불편한 위치였다. 은평노인종합복지관은 구의 가장 북쪽인 북한산 자락에 있다. 대중교통편이 없다. 셔틀버스를 운행하지만 소외 동네가 생길 수밖에 없다.
2011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결과 노인복지관 이용률은 8.8%에 그쳤다. 노인층이 노인복지관에 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교통불편’(31.0%)이었다. 서울연구원 김경혜 선임연구위원은 “입지요건에 맞춰 부족한 지역에 소규모 시설 등을 추가 공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2005년부터 정부 지원 끊겨 지역 편중 심화
지역편중 현상은 통계로 나타나고 있다. 노인복지관은 서울에만 41개로 자치구별로 1개가 넘는다. 이미 5곳이 들어선 경기 성남은 421억원을 들여 1곳을 더 짓고 있다. 하지만 18개 시·군이 있는 강원도의 노인복지관은 9곳에 불과하고 경북은 23개 시·군에 고작 13곳뿐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정경희 고령사회연구센터장은 “현재 노인복지관은 지역 특화된 노인복지의 구심점으로 대체 불가능한 기능을 수행하므로 복지관 유무에 따라 복지 격차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복지 격차’는 노인복지관이 2005년부터 지방형 사업으로 이관되면서 두드러졌다. 이때부터 지자체는 복지관을 지을 때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은 신축할 엄두를 못 낸다. 노인복지관 하나를 짓는 데는 적어도 100억원 이상 들기 때문이다. 노인복지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강원과 경북의 2013년 재정자립도는 26.6%, 28.0%로 전국 평균 51.1%에 크게 못 미친다.
보건복지부 임을기 노인정책과장은 “신규 건립보다 소규모 분관을 짓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노인 매년 24만명 느는데 복지 못 따라가
통계청에 따르면 노인 인구는 향후 매년 24만 명씩 늘어날 전망이다. 그런데 전국의 노인복지관은 281개다. 노인 2만7100명당 1개꼴이다. 2011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노인 중 복지관 추가 방문자 수가 3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포화상태인 노인복지관의 과밀 수용이 심각한 문제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분당노인종합복지관의 경우 요가 등 일부 강좌는 수업 경쟁률이 4대 1에 이른다. 옆 동네인 수정노인종합복지관도 지역노인 인구의 20%인 6900여 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공간이 비좁아 운동기구를 계단에 놓았고, 4층 옥상엔 가건물이 설치됐다. 이미화 사회복지사는 “98년 문을 열 당시에는 시설이 좋기로 지역에서 유명했지만 노인 인구가 가파르게 늘면서 어르신들이 쉴 공간조차 부족해졌다”고 말했다. 그때보다 15년이 지난 현재 노인 인구는 2배 가까이 늘었다.
고학력 계층인 베이비붐 세대(55~63년생) 700만여 명의 유입도 변수다. 복지관 절대 수요뿐 아니라 고급 일자리와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가 늘 전망이다. 2010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부머의 희망 노후생활 및 관심사는 “젊어서 하지 못한 취미생활”이 42.3%로 가장 높았다. “일을 하고 싶다”는 의견도 18.8%였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시복지재단의 연구에 따르면 50대 이상 은퇴자 중 사무직·경영직·전문기술직으로 재취업한 건 1%에 불과해 아직 일자리 수준이 낮은 게 현실이다. 이상철 연구위원은 “노인들은 전반적으로 일하고 싶어 하지만 적절한 일자리가 없다”며 “베이비붐 세대를 비롯한 노인들의 필요에 맞춰 일자리·교육프로그램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정봉·이지은 기자
성남=오종택 기자
수요자 필요에 따라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
노인복지관은 지역별 어르신들의 특성에 맞춰 주축 사업도 달리 정한다. 지난달 25일 성남시 분당노인종합복지관에서 운동을 하는 회원들(왼쪽)과 수정노인종합복지관이 설립한 빵집에서 일하는 회원들. [성남=오종택 기자]▷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지난달 24일 오후 2시 서울 역삼동 강남시니어플라자 강당. 조용하던 강당에 귀에 익은 팝송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노인 80여 명이 팝송 ‘Green Fields’를 한 소절씩 따라 불렀다. 이 올드팝송 수업은 월 2만원 유료 강좌다. 하지만 돈이 있어도 자리가 없어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 이날 수업 끝 무렵 시니어올드팝중창단 회장 신무웅(70)씨가 노래 전체를 외워 불러 동료 수강생들의 박수를 받았다. 3층 강의실에선 노인 20여 명이 셰익스피어 희극 ‘십이야’의 영어 영상을 열중해 보고 있었다. 인기 강좌인 ‘영상으로 보는 셰익스피어’ 수업이다. 강남시니어플라자는 강남구청이 2011년 개관한 ‘노인복지관’이다. 고급 강좌는 물론 미술 갤러리까지 갖췄다. 강남구는 60세 이상 인구 중 대졸 이상이 47.7%(2010년 기준)에 달한다.
#이튿날 오전 방문한 성남 수정구의 노인종합복지관 분위기는 딴판이었다. 복지관 건물 앞면엔 ‘노인 일자리를 모집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1층 노인취업알선센터 앞 의자엔 일자리를 구하는 노인들이 빽빽이 앉아 있었다. 여기서 제공하는 일자리는 236개로 분당의 두 배가 넘는다. 이미화 사회복지사는 “대부분 동사무소 청소나 독거노인 지원 등의 일자리로 월급은 20만~30만원 정도인데 평균 경쟁률은 2대 1”이라고 말했다. 실제 노인들이 운영하는 지역 빵집 ‘마망 베이커리’는 2005년 설립돼 20여 개의 일자리를 제공했다. 이 빵집은 2009년 2호점도 문을 열었다. 복지관 회원 중 학교를 다니지 못한 이들의 비율은 60%를 넘는다.
취재팀은 지난달 23~25일 경기도 성남 분당·수정, 서울 강남·중랑 등 수도권 8곳의 노인복지관을 방문했다. 복지관들은 여가·교육 기능뿐만 아니라 요양·상담·봉사활동연계·자살예방 등 노년에 필요한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두루 제공한다. 이 때문에 지역 노인들 중에는 ‘출근’하다시피 이곳에 들르는 경우도 많다.
강원·경북 시·군 1곳도 없는 곳 많아

또 노인복지관들은 지역 특색에 따라 맞춤형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저학력·저소득층이 많이 거주하는 곳에선 일자리 사업과 한글 교육 등이 특성화돼 있다. 고학력·고소득층이 주로 찾는 곳은 여가 프로그램과 봉사활동 등이 중점사업이다. 이렇다 보니 강남과 강북 지역 노인층 간에 문화·복지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25일 오전 7시쯤 성남 분당노인종합복지관에는 직접 운전해온 노인들의 차량 행렬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이순이(66·여)씨는 “매일 오전 8시 출근하다시피 복지관에 와서 오후 6시 문을 닫을 때 집으로 간다. 복지관이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며 웃었다. 오전 9시 지하 1층은 탁구·당구를 즐기는 노인들로 붐볐다. 2008년 문을 연 복지관에는 매일 노인 2000명이 찾는다. 분당에 사는 60세 이상 인구 6만여 명 중 23%인 1만4000여 명이 회원이다. 전국 평균 이용률 8.8%의 3배에 가깝다. 학력도 높아 대졸 이상이 41.5%다. 자원봉사엔 400명 이상이 지원한다. 알짜 부자가 많은 서울 용산노인종합복지관은 프로 골퍼가 지도하는 골프 클럽이 운영되고 있기도 하다.
반면 중랑노인종합복지관의 상황은 달랐다. 중랑구는 대졸 이상이 9.6%인데 초졸 이하는 44.5%다. 특히 한글교실 수요가 많다. 초급반은 정원을 40명으로 늘렸는데도 올해 상반기 대기자가 15명이었다. 복지관에서 11년간 한글을 배워온 김소제(83·여)씨는 “한글을 배워 군대 간 손자에게 편지를 4번 써줬다”고 말했다. 회원 중엔 기초생활수급자도 적지 않다. 매일 200여 명의 수급자가 셔틀버스를 타고 와 무료 점심을 먹고 돌아간다. 또 은평노인종합복지관은 고입·대입 검정고시반을 운영한다.
서울시복지재단 이상철 연구위원은 “서울 강남·강북을 보더라도 이미 노인 복지 격차가 지역별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아직은 복지관이 수요에 따라 공급을 맞추는 데 급급하지만 단계별로 복지 격차를 메우는 방안을 마련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복지관들이 땅값이 싼 곳 중심으로 들어서 있는 것도 문제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실시한 ‘서울지역 노인여가복지시설 실태분석’에 따르면 종로구는 2개 복지관을 보유해 한 곳당 노인 1만5700여 명을 담당한 반면 송파구는 1개 복지관이 8만4000여 명을 담당한다. 은평·서대문·마포는 자치구의 변두리에 지어 노인들이 접근하기 불편한 위치였다. 은평노인종합복지관은 구의 가장 북쪽인 북한산 자락에 있다. 대중교통편이 없다. 셔틀버스를 운행하지만 소외 동네가 생길 수밖에 없다.
2011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결과 노인복지관 이용률은 8.8%에 그쳤다. 노인층이 노인복지관에 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교통불편’(31.0%)이었다. 서울연구원 김경혜 선임연구위원은 “입지요건에 맞춰 부족한 지역에 소규모 시설 등을 추가 공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2005년부터 정부 지원 끊겨 지역 편중 심화
지역편중 현상은 통계로 나타나고 있다. 노인복지관은 서울에만 41개로 자치구별로 1개가 넘는다. 이미 5곳이 들어선 경기 성남은 421억원을 들여 1곳을 더 짓고 있다. 하지만 18개 시·군이 있는 강원도의 노인복지관은 9곳에 불과하고 경북은 23개 시·군에 고작 13곳뿐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정경희 고령사회연구센터장은 “현재 노인복지관은 지역 특화된 노인복지의 구심점으로 대체 불가능한 기능을 수행하므로 복지관 유무에 따라 복지 격차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복지 격차’는 노인복지관이 2005년부터 지방형 사업으로 이관되면서 두드러졌다. 이때부터 지자체는 복지관을 지을 때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은 신축할 엄두를 못 낸다. 노인복지관 하나를 짓는 데는 적어도 100억원 이상 들기 때문이다. 노인복지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강원과 경북의 2013년 재정자립도는 26.6%, 28.0%로 전국 평균 51.1%에 크게 못 미친다.
보건복지부 임을기 노인정책과장은 “신규 건립보다 소규모 분관을 짓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노인 매년 24만명 느는데 복지 못 따라가
통계청에 따르면 노인 인구는 향후 매년 24만 명씩 늘어날 전망이다. 그런데 전국의 노인복지관은 281개다. 노인 2만7100명당 1개꼴이다. 2011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노인 중 복지관 추가 방문자 수가 3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포화상태인 노인복지관의 과밀 수용이 심각한 문제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분당노인종합복지관의 경우 요가 등 일부 강좌는 수업 경쟁률이 4대 1에 이른다. 옆 동네인 수정노인종합복지관도 지역노인 인구의 20%인 6900여 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공간이 비좁아 운동기구를 계단에 놓았고, 4층 옥상엔 가건물이 설치됐다. 이미화 사회복지사는 “98년 문을 열 당시에는 시설이 좋기로 지역에서 유명했지만 노인 인구가 가파르게 늘면서 어르신들이 쉴 공간조차 부족해졌다”고 말했다. 그때보다 15년이 지난 현재 노인 인구는 2배 가까이 늘었다.
고학력 계층인 베이비붐 세대(55~63년생) 700만여 명의 유입도 변수다. 복지관 절대 수요뿐 아니라 고급 일자리와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가 늘 전망이다. 2010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부머의 희망 노후생활 및 관심사는 “젊어서 하지 못한 취미생활”이 42.3%로 가장 높았다. “일을 하고 싶다”는 의견도 18.8%였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시복지재단의 연구에 따르면 50대 이상 은퇴자 중 사무직·경영직·전문기술직으로 재취업한 건 1%에 불과해 아직 일자리 수준이 낮은 게 현실이다. 이상철 연구위원은 “노인들은 전반적으로 일하고 싶어 하지만 적절한 일자리가 없다”며 “베이비붐 세대를 비롯한 노인들의 필요에 맞춰 일자리·교육프로그램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남=오종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