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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로 가는 길
✍️ 선진사회복지연구회 📅 2012.04.02 00:00 👁 205
 
박병현 부산대 사회복지학 행정대학원장

복지가 4·11 총선의 최대 쟁점으로 등장했다. 새누리당은 총선공약으로 5년간 75조원, 연간 15조원 투입되는 복지공약을 발표했고, 민주통합당은 5년간 165조 원, 연간 33조원이 들어가는 공약을 발표했다.

양당이 앞다투어 경쟁하듯이 복지확충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도대체 복지가 무엇이길래 선거철에 모든 정당들이 획기적인 복지확충을 약속하고 있는 것일까?

먼저 복지가 왜 필요한지를 살펴보자. 복지가 필요한 이유는 자본주의사회가 점점 더 산업화, 도시화되면서 인간의 기본적 욕구의 미충족문제 뿐만 아니라 불평등·빈곤·소외·정신건강 문제 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사회는 20~30% 정도의 낙오자를 양산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이들이 사회적으로 위험한 세력이 되기 전에 소득을 재분배하는 사회복지제도를 통해서 낙오자들의 최저생활을 보장한다. 이것은 사회복지대상자를 선별하여 이들에게만 복지를 제공하는 선택적 복지이다.

그러나 이 논리는 사회복지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옛날 버전이다. 오늘날의 복지는 단지 부자에서 가난한 사람으로 소득을 재분배하고 낙오자들의 성격을 개조하여 재활시키는 것에서 더 나아가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더 큰 목적이 있다.

예를 들면 잘 마련된 복지제도는 인간자본의 개선을 가져온다. 복지국가 스웨덴의 경우 회사가 도산하여 실업에 처하더라도, 갑자기 병에 걸리더라도, 직업기술을 재교육시키는 복지제도 덕분에 큰 문제가 없다.

실직자는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고 잘 설계된 건강보험제도를 통해 건강을 빠르게 회복하여 생산적인 일에 다시 종사할 수 있다.

사회복지, 증세 없이는 불가능

다른 말로 표현하면 복지제도가 잘 마련되어 있으면 자신의 노동력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도 높은 수준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실업수당이 마련되어 있고 직업훈련제도가 잘 마련되어 있다면 노사관계는 훨씬 더 유연해진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은 치열한 노사관계 투쟁에서 벗어나 기업경쟁력 향상에 더 매진할 수 있다.

왜 보육을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가? 여성들이 기업에서 일을 하려면 누군가가 보육을 책임져야 하는데 그 책임은 국가가 복지제도를 마련해서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국가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현대의 사회복지는 욕구가 있는 일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며, 소비적인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측면이 많다. 이것이 요즘 얘기하는 '보편적 복지'이다.

각 정당들의 4·11 총선 복지공약은 그대로만 실천된다면 우리나라가 보편적 복지국가로 발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복지팽창에는 재정 부담이 따른다는 것이다. 부자, 중산층, 가난한 사람 할 것 없이 현재 부담하는 세금보다 더 많이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정당들은 복지확충을 외치면서도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얘기는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표를 얻기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사회복지는 증세 없이는 불가능하다. 스웨덴의 경우 임금노동자들은 소득의 50% 정도를 세금으로 납부한다. 그런데도 스웨덴 국민들은 불평하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복지국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점진적 복지지출확대와 국민들의 복지의식수준의 개선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사회복지지출 점진적 증가 바람직

새누리당과 통합민주당의 공약대로 이행한다면 현재 GDP의 약 9% 수준인 사회복지 지출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조만간 OECD 국가들의 평균인 20% 가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다른 항목에 편성되어 있던 정부예산이 사회복지 항목으로 이전되어야 하고, 그래도 모자라는 예산은 국민들의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사회복지확충을 위한 조세인상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을 가져와서 복지국가 진입이 오히려 늦어질 수 있다.

따라서 사회복지지출은 지금보다 더 증가되어야 마땅하지만 그 속도는 점진적이 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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