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기획재정부의 업무보고 내용 가운데
국정과제 재원확보 방안은 정확성 측면에서 의혹의 눈길을 사고 있다. '증세 없음', '
비과세·감면 일몰 종료' 등 그동안의 경제정책 기조를 뒤엎는 업무추진계획도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다는 지적이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경제부총리, 청와대 경제수석부터 재정부 국장까지 주요 정책결정을 하는 인물들이 '그나물에 그밥'인 상황이다 보니 창조적인 대책이 나오는 데 한계가 있지 않으냐는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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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생활 안정"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일자리 창출과 서민생활 안정 등을 강조하는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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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마련 방안을 추계치로?재정부 업무보고는 135조원의 공약 이행 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방법에 초점을 맞췄다.
국정과제 실천을 위한 재정지원 실천계획인 이른바 '공약가계부'를 만든다. 그런데 정작 재원 규모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 2월 추계한 결과를 그대로 수용했다. 세입 확충(53조원)과 세출 구조조정(82조원)으로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법도 인수위 방안과 동일하다. 재원 확보안 자체가 매우 허술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 경제 전문가는 "경제부처라면 인수위의 추계치를 꼼꼼히 따져 정확한 규모를 도출하고, 더욱 다양한 재원마련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대통령의 눈치를 보느라 급하게 엉터리 보고서를 작성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0∼5세
무상보육,
4대 중증질환 급여화, 국가장학금, 문화재정 2% 등)과 국정과제(해양 신성장 동력, 이민자 사회통합기금 설치 등)를 추진하다 보면 소요재원은 늘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재정건전성이 압박을 받고, 경제정책·예산·세제 등의 재조정은 피할 수 없게 된다. 게다가 오는 10월 세입 확충을 위한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지만 이런 문제점 때문에 자칫 통과하지 못할 경우 큰 낭패를 보게 된다.
◆곳곳이 허술한 업무계획재정부는 지금까지 비과세·감면을 축소해 2017년까지 15조원의 세수증대 효과를 거두겠다고 밝혔다. 비과세·감면은 일몰 기한이 도래하면 반드시 종료한다고도 일관되게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원칙은 깨지고 있다.
재정부는 업무보고에서 중소기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1인당 100만원을 소득세·법인세에서 세액 공제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2009년 12월 일몰 종료됐는데 부활한 것이다. 정부가 2012년 기준 전체 189개 비과세·감면 항목 중 3회 이상 일몰을 연장한 비과세·감면 조항도 66개(34.9%)나 된다.
재정부의 '합리적인 세부담 방안'은 증세 논의 본격화 우려를 낳고 있다. 재정부가 국민적인 공론화 과정을 거쳐 세입 확충의 폭과 방법을 결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도 증세 불가피 의견이 불거지는 상황이어서 "머지않아 증세카드를 꺼내들 것"이라고 점치는 경제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재정부는 국제거래 등을 이용한 조세 회피 유인을 차단할 수 있도록 정교한 역외 탈세 방지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문제는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조세피난처(국가, 지역) 50곳 중 지난 2월까지 우리나라와 조세정보를 교환한 데는 14곳(28%)뿐이어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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