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계화 현실서 복지 없는 고용은 불가능
복지와 고용 유기적 결합된 친화적 정책 필요
고용확대 막는 우리경제 모순해결은 ‘재벌해체’
시장경제에서 이뤄지는 1차 배분구조의 개선 없는 복지는 지속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져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경준 성균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9일 선진사회복지연구회 주최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복지와 고용이 함께 가는 복지국가’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홍경준 교수는 “탈공업화와 경제의 세계화가 진행되는 현실에서 복지 없는 고용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좌절에 빠진 우리 국민들을 다시 희망이라는 기차에 태우기 위해서는 복지가 고용과 유기적으로 결합된 고용친화적 복지가 돼야하며, 고용 또한 복지친화적 고용이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홍 교수는 또 복지와 고용이 함께 가는 새로운 복지국가 패러다임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경제적 뒷받침과 복지 거버넌스의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복지는 정치의 문제이지만 동시에 경제적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 “지속가능한 복지정책을 위해서는 성장이 필수적이다. 성장은 보편적복지의 지속 가능성에도 필요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일례로 베버리지의 보편적복지를 대표하는 영국의 공적연금제도는 저성장 때문에 연금급여의 수준을 향상시킬 수 없어 대부분의 중산층을 민간연금으로 향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성장은 지금까지의 성장과는 다른 토건과 물적자본 위주의 성장이 아니라 인적자본과 지식자본의 축적에 기초한 생산성주도 성장, 혁신 중심 성장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홍 교수는 또 복지 거버넌스 개혁을 위해서는 협애한 복지 개념을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우리에게 요구되는 복지는 대외 경제환경의 불완정성을 완화할 수 있는 내수 창출 정책이어야 하며 고용 불안정을 억제하는 고용창출 기제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근로연령층이 빈곤에 빠지기 전에 개입해 경제 재도약의 동력을 보존하는 미래대응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일반 시민 토론자로 나선 박미출 씨는 고용 확대를 가로막는 우리경제 모순구조 해결의 지름길은 재벌을 해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씨는 “재벌 일가의 가족 구성원인 고위 임원 1명의 연봉이면 근로자 수 십 명을 고용하고도 남음이 있고 그렇게 하는 게 해당 기업에게도 이익이 됨을 잘 알면서도 재벌들은 가족을 늘리면서 엄청난 임금을 지불과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박 씨는 “공기업에서 정년퇴직한 사람이 아파트 경비직에 취업을 해 2교대 근무를 하고 받는 임금과 일하지 않고 쉬면서 받는 실업수당 중 실업수당이 더 많은 금액이라는 점은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지한 고민 없이 무책임한 포퓰리즘으로 양산 된 위정자들의 복지정책이 낳은 대표적인 사례”라고 일갈했다.
또 “정부의 복지정책 관계자들은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따른 당연한 현상으로써의 복지를 깨닫지 못하고 아직도 ‘복지는 국가가 국민에게 베푸는 혜택’이라는 대단한 착각 속에 사로잡혀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 씨는 “복지는 결코 혜택이 아니라 구성원에 대한 국가와 정부의 마땅한 책임이며 국민들의 당연한 권리”라고 덧붙였다.
허준수 경실련 사회복지위원장은 “중앙정부는 거시적인 차원에서 노동시장정책과 복지정책제도의 연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허 위원장은 또 “정부중심의 거버넌스를 지양하고 지역단위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고용과 복지를 통합할 수 있는 민관거버넌스의 구축도 복지와 고용이 함께 가는 지역공동체, 나아가서 복지국가로 향해가는 데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