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은 지난 9일 직장·지역 가입자 구분을 없애고 '모든 소득'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하는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92.7% 가구는 보험료가 줄어들 것"이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
건보공단이 마련한 새로운 부과체계는 ▲보수월액(근로소득) 보험료(26조8004억원) ▲보수 외(外) 소득(사업·이자·배당·연금소득 등) 보험료(5조8533억원) ▲기존 피부양자가 추가 부담하는 보험료(7300억원) ▲양도·상속·증여 소득 보험료(2조432억원) ▲소비세 부담(2조9221억원) 등 5가지 항목이 포함돼있다.
하지만 당시 건보공단이 92.7% 가구의 보험료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놓은 계산에는 5가지 항목 중 보수월액과 보수 외 소득 두 가지만 반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새 보험료율이 현행 직장가입자 보험료율(5.8%)보다 낮은 5.5%로 제시됐기 때문에 보수월액과 보수 외 소득만 반영하면 대부분 가구의 부담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피부양자가 추가 부담하는 보험료, 양도·상속·증여 소득 보험료, 소비세 부담 등 세 가지를 추가해 반영할 경우 부담액이 5조6953억원 증가한다. 국고 지원을 제외한 전체 보험료(35조5758억원)의 16.0%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를 감안할 경우 부담이 늘어나는 가구는 절반 정도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피부양자 추가 부담 등 3개 항목은 소득 분위별로 나오는 자료가 없어 계산에 넣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건보공단은 새 부과체계에 따른 변화 자료를 공개하면서 이 3개 항목은 빼고 계산한 것이라는 점도 밝히지 않았다. 건보공단이 새 부과 체계가 가입자들에게 미칠 영향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마치 대부분 가입자의 부담이 줄어들 것처럼 홍보한 것이다. 건강보험 개혁 같은 중대한 정책을 추진하려면 국민의 신뢰가 무엇보다 필요한데 건보공단은 이를 잊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