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재호 기자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연말연시 이웃돕기 범국민 모금을 위한 사랑의 온도탑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모금목표액 3110억원의 1%인 31억1000만원이 모금될 때마다 1도씩 오르며 최종 목표액이 달성되면 100도가 되는 사랑의 온도탑은 모금 시작 닷새 만인 이날까지 886억원의 정성이 모여, 사랑의 온도 28.5도를 기록하고 있다. 2013.11.24/뉴스1
'기부의 계절'이 돌아왔다. 거리에는 강추위와 함께 '사랑의 온도탑'이 모습을 나타냈다. 구세군도 자선냄비 시종식을 열고 12월2일부터 한달 간 모금 활동에 돌입한다. 연말에 기부가 집중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연말'은 연간 모금액 절반 집중되는 '기부 시즌'
지난 20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공동모금회)는 서울 광화문광장에 '사랑의 온도탑'을 설치하고 '희망2014나눔캠페인'을 시작했다. 2014년 1월 31일까지 진행되는 캠페인은 3110억원을 목표모금액으로 정했다. 29일 기준 992억여원이 모여 온도탑은 31.9도(목표모금액 달성시 100도)를 가리켰다.
27일에는 제85주년 구세군 자선냄비 시종식이 진행됐다. 자선냄비는 다음 달 2일부터 31일까지 자선냄비 거리 모금 활동으로 목표액 55억원을 모을 예정이다. 연말을 맞아 기부 활동이 활발한 추세다.
연말에 집중된 모금 활동은 연간 총 모금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30일 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모금액 4159억원 중 70%가 넘는 3020억원이 연말연시 시즌에 집중됐다. 자선냄비 본부도 2013년 연간 목표액 100억원 중 절반이 넘는 55억원을 12월 중에 모을 계획이다.
연말연시 집중되는 모금 활동은 연말을 맞은 시민들의 정서와 수년에 걸쳐 확립된 연말 기부 문화에 맥락이 있다. 공동모금회는 "연말 모금 캠페인은 추운 날씨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생각하는 국민의 정서가 고려돼 시작 시기가 정해진다"며 "관례적으로 12월 1일 시작되고, 최근 빨라지는 추위에 모금시점이 당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현경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연구실장은 "연말은 추위뿐 아니라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개인적으로 삶을 되돌아보는 시기이기도 하다"며 "추운 날씨로 어려운 이웃들이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 기부가 늘기도 한다"고 전했다.
수십년에 걸쳐 자리 잡은 기부 문화도 활발한 연말 모금 활동에 영향을 준다. 전 연구실장은 "최근은 연중으로 기부 캠페인이 늘어난 편이지만 과거 불우이웃돕기 활동 등이 연말에 집중됐기 때문에 '기부 시즌'으로 자리 잡은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김기석 구세군 자선냄비 본부 모금실장(사관)은 "자선냄비의 경우 일제강점기던 1928년부터 12월 기부 문화를 이끌어 왔다"며 "85년간의 자선냄비 활동에 익숙해진 시민들은 '국립' 자선냄비로 여기며 연말을 보낸다"고 전했다.
◇ 다양해진 기부 방법 '긍정적'…보완 요소도 있어
기부 방법의 다양화도 눈길을 끈다. 자선냄비 본부는 지난해 '디지털 자선냄비'를 선보이며 신용카드 결제 등으로 모금 방법을 다양하게 했다. 김 사관은 "지난해 디지털 자선냄비로 모인 기부금은 총 51여억원 중 4000만원에 불과하지만 기부 방법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현금이 아닌 카드 결제 등 방법으로 투명성도 강화됐다는 평가도 붙였다.
공동모금회를 비롯한 많은 기부단체도 온라인 기부 등 모금 방법의 다양성을 꾀하고 있다. 전현경 연구실장은 "결제 방법의 다각화는 한 때 기부를 주저하게 했던 모금 내역의 투명성으로도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활발해진 연말 기부 문화지만 보완할 요소도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정숙 선진복지사회연구회 회장은 "기부 활동은 기부금 외에도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봉사활동과 재능기부도 연말 기부활동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부자를 중심으로 한 기부법의 다양화도 지적됐다. 강철희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내 기부활동은 소액 위주 방법에 집중돼 고소득자들이 기부를 덜 한다는 인식이 있다"며 "공동모금회의 '아너소사이어티'처럼 기부 프로그램의 다양성도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너소사이어티는 1억원 이상을 기부한 고액기부자 클럽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설립한 사회지도층 모임이다. 11월 1일 기준으로 익명회원 58명을 포함한 369명이 활동 중이며 약정금액은 420억여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