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은퇴·재정일자리 후폭풍..60세이상 실업급여 3년새 56%↑
김소연 입력 2020.02.05. 04:00 댓글 242개
5060세대 실업급여 신청자 절반 가까이 차지
베이비부머 임금노동자 과반 2024년 내 은퇴 전망
은퇴 본격화에 실업급여 지급↑..올해 예산 9조5천억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실업급여설명회를 듣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이데일리 DB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실업급여설명회를 듣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이데일리 DB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베이비부머인 5060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실업급여 신청자 중 5060세대가 전체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세 이상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3년 사이 55.5% 급증했다. 정부의 사회안전망 강화 정책으로 50대 이상 고용보험 가입자가 증가하고, 정부의 재정 일자리 확대 등이 맞물린 결과다. 실업급여 지급 규모가 빠른 속도로 늘면서 재원인 고용보험기금의 실업급여 계정 고갈 우려가 나온다.
고용노동부 제공
고용노동부 제공
◇지난해 실업급여 수급자 10명 중 4명이 50대 이상
4일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지난해 실업급여 신청자를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60세 이상이 22만4000명, 50~59세가 27만3000명으로 나타났다. 50세 이상 실업급여 신청자 수는 총 49만7000명으로 전체 신청자(114만4000명)의 43.4%를 차지했다.
연도별로 실업급여 신청자를 살펴보면 △2017년 93만7000명 △2018년 106만명 △2019년 114만4000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실업급여 신청자 수는 3년 사이에 22%(20만7000명)나 늘었다.
특히 5060세대의 증가율이 높았다. 50~59세 실업급여 신청자는 2017년 21만4000명이었으나 지난해 27만3000명으로 3년 사이에 21.3%(4만8000명) 증가했다. 또한 같은 기간 60세 이상 실업급여 신청자는 15만4000명에서 22만4000명으로 무려 55.5%(8만명)이나 급증했다.
이는 5060세대인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한 이후 실업급여를 받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고용보험 가입 문턱을 낮추자 50대 이상이 고용보험에 대거 가입한 것도 영향을 줬다.
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367만 4000명으로 전년 대비 51만명(0.3%) 증가해 2007년 이후 12년만에 최대 폭이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50대 고용보험 가입자는 전년 동월 대비 5.8%(15만8000명)이 늘었고, 60세 이상 고용보험 가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3.2%(19만3000명) 증가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는 50대 이상에서 많이 늘었다. 50대 이상 일자리는 정규직이라기 보다 단기일자리로, 이들이 끊임 없이 들어왔다 나가면서 실업급여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실업급여 8조원 첫 돌파…올해 9조5000억원 편성
실업급여 지급 규모가 늘어난데는 정부가 고용보험 문턱을 낮추고, 재정을 풀어 단기 일자리를 대폭 늘린 것도 한 몫을 했다.
실업급여는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받을 수 있다. 정부가 3개월 이상 근무한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도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완화하면서 실업급여 지급대상이 크게 늘었다.
정부가 재정을 풀어 지원한 직접 일자리 사업도 실업급여 지급 확대에 영향을 줬다. 직접일자리 사업 예산은 지난해 2조 779억원이었으나 올해 2조 9241억원으로 40.7%(8462억원) 늘었다. 직접일자리 사업 참여자 수 역시 2017년 85만명에서 지난해 10월까지 113만명으로 32.9% 늘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정부의 직접일자리사업에 참여한 97만명 중 실업급여가 적용되는 고용보험 가입자는 약 11.3%인 11만명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이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들이 급증하자 정부는 실업급여 예산을 확대 편성했다. 지난해 실업급여 지급 규모는 처음으로 8조원을 돌파했다. 정부는 올해에도 지급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 실업급여 예산으로 9조 5000억원을 편성했다. 지난해보다 무려 18.7% 증가한 규모다.
문제는 실업급여 지급 규모가 빠른 속도로 늘면서 재원인 고용보험기금의 실업급여 계정 고갈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업급여 계정은 2018년 2750억원의 적자를 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고용보험기금이 지난해에는 2조1000억원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2022년까지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베이비부터 세대 은퇴가 내년부터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여 실업급여 지급 대상과 금액 역시 급증할 전망이다.
윤정혜 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 전임연구원은 “베이비부머 취업자의 은퇴가 2021년부터 가속될 것”이라며 “특히 임금 노동자의 과반수는 2024년 내로 은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베이비부머 은퇴자가 노후 대비나 사회적 지원이 부족해 생계형 일자리를 찾는 상황”이라 “고학력·고숙련 베이비부머의 노동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고령층 일자리의 질적 개선을 위해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소연 (sykim@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