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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자료실

증세 없이 소득재분배 강화…10년만에 나온 ‘마이너스 세수’
✍️ 관리자 📅 2018.07.31 11:10 👁 164
5년간 12조6천억·순액기준 2조5천억 감소 이명박 정부 2008년 이후 첫 세수감소안 근로장려금 등 조세지출 늘려 긍정적이나 종부세 찔끔 증세 외엔 증세 방안 없는 탓 “현 정부 소극적 조세정책의 상징 다름없어” ‘제51차 세제발전심의위원회’가 3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18년 세법개정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정부가 10년 만에 세수가 줄어드는 세법 개정안을 내놨다. 근로장려금(EITC)을 대폭 확대하는 등 저소득 가구에 대한 조세지출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대기업에 대한 세제지원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도도 담긴 결과다. 집권 2년차에 나온 이번 세법 개정안이 현 정부의 소극적 조세정책을 보여주는 상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조원을 밑도는 수준의 종합부동산세를 찔끔 증세한 것 외에는 별다른 세수기반 확대 계획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30일 발표한 ‘2018년 세법 개정안’은 한마디로 소득 재분배를 강화하고 혁신성장을 촉진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고 있다. 소득 재분배 강화를 위해 근로빈곤 가구에 지원하는 근로장려금을 확대하는 한편, 연구개발·설비투자·고용을 늘리는 기업에 대한 세제지원을 강화한 것이다. 정부는 이번 세법 개정안을 통해 내년 세수가 3조2810억원 감소하고 5년간 누적으로는 12조6018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했다. 전년 대비 세수효과만 따진 순액 기준으로 5년간 감소하는 세수는 2조5343억원이다. 근로장려금이 세수 감소 효과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주요 세목에서 모두 세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6·17면 해마다 여름에 정부가 발표해온 세법 개정안 가운데 세수 효과를 따졌을 때 감세안이 나온 것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이후 10년 만의 일이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5년간 누적으로 88조7천억원이 줄어드는 초대형 감세안을 냈다. 이후로는 ‘증세 없는 복지’를 표방했던 박근혜 정부에서도 정부 세법 개정안은 세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추진돼 왔다. 물론 종부세 완화와 법인세 인하 등 재벌·대기업과 고소득층을 위한 ‘부자 감세’에 초점이 맞춰졌던 이명박 정부의 감세안과는 결이 다르다. 이번 세법 개정안은 저소득 가구에 대한 조세지출 규모가 큰 탓이다.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으로 빠져나가는 연간 세수만 각각 2조6천억원과 3천억원에 이른다. 다만 2013년에도 정부가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의 규모를 대폭 확대해 1조7천억원을 추가로 더 투입하기로 했으나, 전체 세수효과는 5년간 순액 기준으로 2조4900억원 늘어나도록 세법 개정안이 나온 바 있다. 소득세 비과세 감면 정비 등을 통해 1조3천억원을 더 걷는 등 고소득자, 대기업으로부터 세수를 확보하는 계획이었다. 이날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계층별 세부담 귀착효과를 보면, 5년간 순액 기준으로 서민·중산층과 중소기업의 부담은 각각 2조8254억원과 3786억원이 줄어들고, 고소득자와 대기업의 세부담은 각각 2223억원과 5659억원 늘어난다. 하지만 고소득층과 대기업의 추가 세부담은 이미 발표된 종부세 인상에 따른 증세분(약 9천억원)을 제외하면, 외려 줄어든다. 기부금 세액공제와 각종 세제지원 확대 등으로 인해 감면받는 소득·법인세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법인세 감세안이 나온 것도 2008년 이후 처음이다. 5년간 법인세의 누적 감세액만 1조8천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이번에 신성장기술 연구개발(R&D) 비용 세액공제나 설비투자세액 공제 등 혁신성장 촉진을 위한 세제혜택을 다수 포함시켰는데, 이는 주로 대기업이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혁신성장에 대한 정부 인식이 대기업 투자 활성화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실효도 크지 않아 세제지원이 없었어도 추진될 투자에 대한 감세 선물이 되고 말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부가 이런 세법 개정안을 내놓은 배경에는 넉넉한 초과 세수와 소극적 재정운용, 최근 둔화된 경기 흐름 등이 복합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20조원가량의 추가 세수가 들어오고 내년 역시 비슷한 규모로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가 혁신성장과 경제활력 역동성을 살리는 데 많은 측면을 고양하고 제고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과 기업에 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근로장려금을 대폭 확대한 것은 긍정적 방향이지만, 종합적으로 보면 미흡한 수준의 종부세 인상 외에 다른 증세 방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10년 만의 감세안’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황성현 인천대 교수(경제학)는 “정부가 소득 재분배와 혁신성장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세금 좀 깎아주는 생색내기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제대로 증세를 해서 필요한 곳에 재정지출을 늘려야 한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을 한참 밑도는 조세부담률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적극 기울이면서, 저출산·양극화를 비롯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투자하는 것이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복지 확대를 주장하는 정부가 전체 세수효과가 마이너스인 세법 개정안을 마련한 것은 당혹스러운 일이다. 현 정부의 소극적 조세정책을 보여주는 상징”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포용적 복지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종합적 증세 비전과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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